요즘은 정말이지 오랫만에 다시 그림작업에 열중하는 날들이었다. 정말 행복한 순간들이다. 그간 몇년동안 여러가지 이유들이 뒤섞여서 아원 장선아인 나의 그림작업들을 하지 못하였다. 개인적인 인생의 슬럼프도 있었고 여행에의 갈망이 커서 갈때는 너무 좋지만 떠나지 못할때는 너무 힘든 그러한 상황도 있었고 정말 마음과 정신에의 아픔들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중이고,사람들에의 얼마간의 힘든 상황들도 있었고 그러저러한 여러 이유들이 섞여서 나는 그만 그림작업을 아주 한동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그 모든 슬럼프와 안 좋은 아픔들을 뛰어 넘어서 이제는 정말 그 여러해전처럼 그림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그 고마운 이유중에는 와이비와 잔나비등의 음악에의 심취도 있었지만 가끔 떠나오는 작은 여행인 캠핑에의 도움도 컸다. 근래에 한달에 한 번꼴로 여기 인천에서 한시간 반 좀 더 지나온 거리인 이 곳 어딘가 북한강가 어딘가로 떠나오는 시간이 나는 너무나도 좋은 것이다.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그림 작업을 더 열심히 더 즐거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일상도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점점 여름이 지나고 추워지는 계절이 오면 한 동안은 가지 못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세번이상 여기 왔던 기억으로 당분간은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이곳은 자연이 좋다. 나무가 좋고 새들의 소리도 좋고 사람들의 잔잔한 캠핑하는 소리들과 토끼가 지나가고 나비가 날라가고 작은 야생화들과 풀들이 자라나 있고 옆엔 포도넝쿨의 길도 있고 강도 가까이에 있고 하늘도 좋고 산도 좋고 오가는 길에 까페와 여러 볼거리,먹거리등도 좋다. 다 둘러보지 않아도 좋다. 가끔 한 두군데만 가고 그냥 있어도 좋다. 그냥 먹기만 하고 그냥 쉬어도 좋다. 멀리 들리는 공사소리,풀 없애는 작업소리,기차가는 소리도 용서할 수 있다. 그냥 나는 자연을 더 느끼고 ,더 쉬고,핸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음악들 들으면 되니까..

 

 아원 장선아가 다시 숨어버린 새 작업실에서 드디어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몇 개월 전부터 조금씩 그려오던 조랑말 그림을 조금 더 해가기 시작했다. 여기 새로운 숨어버린 작업실에서 정리하고 책 읽고, 화초를 키우며 워밍업을 하다가 이제 1인용 텐트를 사서 설치를 할까 생각하던 중에 중간 공간을 비우니 왠지 그림이 그리고 싶어 져서 드디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거 같다. 비 오는 느낌의 날 라디오의 음악들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오랜만의 아원, 아주 오랜만에 예전의 컨디션을 되찾아 가는 거 같아서 참으로 다행이다. 오늘은 숭고한 현충일이다.  이 나라를 위해 몸을 불사른 숭고한 영령들의 그 깊고 훌륭한 뜻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며 그들의 영면을 바라는 날이다. 고맙고 고맙고 가슴이 아프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날이다. 

 라디오에서는 세상의 모든 음악, 여행자의 노트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늘 유럽의 어느 나라 여행 이야기와 음악이 흘러나왔던 거 같다. 오늘은 프라하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조랑말 그림 작업을 조금 하다가 베네치아의 가면을 모티브로 한 가면 작업을 위한 캔버스에 젯소를 칠하는 작업을 하고 나서 손을 씻었다. 저녁을 위한 블랙커피를 마시고 아르 누보라는 책을 조금 보는 중이다. 다이어리와 더 작은 다이어리에 여러 메모들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며 이 글을 적고 있다.

 창 밖에서는 초여름 비가 조금 왔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왠지 스산하고 분위기 있고, 그리움이 있고 , 라디오에서는 드보르작 묘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매년 5월 11일 저녁에 음악회인가 뭔가를 한다는 그곳의 국립묘지 이야기이다. 어떤 여행자의 기억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들이다. 비가 오니 자꾸 그곳이 그리워진다. 내가 그토록 그리워 한 그곳들이다. 이탈리아와 그 근처의 어딘가들 말이다. 물론 어느 날엔가 또 훌쩍 가면 가게 되겠지만 늘 살 수는 없으니, 다녀오면 그 그리움들이 더 쌓여서 더 마음이 아프니, 너무 자주 갈 수도 없는 그러한 곳들이다. 아. 마음 덜 아프게.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출입문 창 밖으로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새소리가 들린다. 비가 오니 다른 새가 나들이 왔나 보다. 여기는 공휴일도 조용한 편이라서 좋다. 평일에도 거의 조용하고 그러나 약간의 단점들은 있지만 말이다. 라디오에서는 바이올린 소리(드보르작의 엘레지)가 들리고 있다. 참 쓸쓸한 느낌이기도 하고 아련한 그러한 느낌이다. 아 소렌토가 생각이 난다. 소렌토로 가면서 돌아오라 소렌토로 라는 노래를 들으며 왠지 눈물이 나 버렸던 그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그런 느낌, 그런 마음 아린 느낌 말이다. 

 마음 아프고 싶지 않은데 자꾸 라디오에서 슬프고 마음 아픈 음악과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번에는 영화인 거 같다. 아마 전쟁 이야기다. 전쟁 중의 슬픈 연인들의 이별 이야기 그런 거 같다. 핸드크림을 발랐는데 별로 그 향기가 맘에가 안 든다. 음악은 슬퍼지고 날은 어두워져 저녁 어스름이 되어 간다. 여기 작업실은 가장 늦게 있었던 적이 저녁 8시 10분 정도이다. 아직 아주 늦게는 있어보지 못했다. 어느 날은 아주 늦게도 있어보고 싶다. 나는 지금 카메라 앱 속에 들어가 있다. 나의 귀여운 분신이 가끔 들여다보는 카메라 앱 속에 말이다. 그래도 잘 숨어서 쉬기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먹을 것도 먹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 음악도 듣는 등 마음대로 행동한다. 

 그렇지만 아주 오래 비우거나, 아주 놀거나, 아주 자거나, 아주 마구 행동하거나는 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의식이 되기 때문이다. 아 음악 제목이 생각이 났다.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이다. 난 학창 시절 피아노를 많이 쳤고 음대를 갈 뻔하다가 못 가는 대신 대학시절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동아리 활동을 해서인지 클래식을 조금은 안다. 하지만 제목들을 잘 기억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듣다 보면 가끔 생각나는 제목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클래식 음악은 늘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그냥 평화롭고 그냥 정신이 맑아지는 거 같고 , 오래 들어도 다시 듣고 싶어 지고, 질리지도 않고 , 아름답고 , 꿈꾸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늘 내가 아주 선호하는 음악 분야이다. 물론 요즘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생겨서 그 노래들을 많이 듣기도 했지만 말이다. 

 오랫만에 뭔가 걸림이 없는 평화로운 좋은 시간이다. 이 시간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시간은 아주 짧다. 다시 집에서의 의무적인 시간이 기달리고 있다. 아침에 일찍 나와야하지만 집의 일들을 어느 정도 하고 나와야하지 너무 빨리 나오기도 힘들다. 여기 작업실에서의 시간이 정말 길기를 바라지만 여기에선 저녁이나 밤을 보내는 것은 좀 무섭기도 하고 집의 사정이 허락되지 않으니 그러기는 힘이 든다. 그러니 낮의 짧은 시간을 아주 잘 활용하여 많은 일들을 해야만 한다. 그림을 그리고,글을 쓰고,책을 읽고,작품 구상을 하고,스케치를 하고,정리를 하고,화초를 키우고,점심을 먹고,커피를 마시고,쉬기도 하고,음악을 듣고,수업 준비를 하고,....

 내일은 좀 더 좀 더 빨리 나와야 겠다.나만의 시간을 늘리기위하여,나의 그림 작업에의 시간을 늘리기 위하여...

@사진은 아원 장선아의 2019년 작품 ‘시간속의 조랑말’이다. 아직은 진행중인 작품이다. 왠지 포스트모더니즘과 아르누부의 느낌을 조금은 갖고 싶은 마음의 시작점이다. 더 많은 더 다양한 변화들을 가질 아원의 작품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무엇일까? 23년 전부터 가끔 생각해 왔었지만 아직도 그 명확한 답은 없다. 애초에 그 제대로 된 답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에 관한 책들을 오래전부터 조금은 봐왔고, 사고 읽기도 했지만 그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것을 제대로 바르게 말하는 것이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 합체이기도 하고 더 미래이기도 하고 더 과거이기도 하고 뒤죽박죽이기도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만의 완벽한 질서를 갖는 것이지도 모르기에 그 명확한 정의와 질서 정연한 논리란 것은 있을 수 없는 것 그것 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그 용어는 그 어느 시기에 한정된 것도 아니고 그 시대 시대마다의 또다는 정의 아닌 정의가 내려지고, 아니 그 정의를 내보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말장난 같지만 그러한 것이 그렇게 불명확한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인 것임에 분명할 것이기에 이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 아원의 작품에서도 이제는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시대가 도래한 거 아닌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공백 기간을 갖고 있으니 뭔가 변화가 당연히 있는 중이고, 연구 중이고, 생각 중이고, 공부 중이기에 뭔가 여러 가지의 변화가 가능하고 , 있는 것이 정상이 될 거 같다. 아원의 포스트모더니즘 시기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 나조차도 궁금하다. 이제 정말 그 시기가 돌아왔고 아주 조만간에 그 작품들을 그려가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오늘 내 작업실 안의 변화를 추구하였다. 이사한 지 이제 22일째인데 첫 번째 세팅의 책상과 책장들의 구조를 좀 변경하여 빈 공간을 좀 만들었다. 그 빈 공간에다가 큰 작품이나 작은 작품을 놓아서 할 것인지, 아니면 작은 텐트라도 사서 거기다가 설치를 할 것인지 나도 아직은 모르겠다. 요즘 캠핑에 빠져서 정말 작은, 설치하기 쉬운 텐트라도 사서 거기다가 설치하고픈 생각도 많이 든다. 

 하여간 뭔가 이제는 변화 중이다. 아직 체력도 부족하고 완벽한 건강상태도 아닌 거 같지만 조금씩 뭔가 꿈틀거리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 꿈틀거림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한 작가의 그림의 역사는 어쩌면 인류의 그림과 미술의 역사를 반복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길고 긴, 다양한 역사 중에서 아주 다는 아닐 테니까 그중 어느 것을 취하고 어느 것을 버릴지는 그 작가의 취향과 그 작가의 상태와 그림의 방향에 관련되겠지만 그중에 아원의 작품의 역사는 어떻게 와서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도 너무나도 궁금하고 궁금하다. 

 아원 그림의 역사가 역사 속의 미술과 그림의 역사를 반복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원은 처음에 바로 추상미술을 하였기 때문이다. 닥종이와 한지 그리고 목 등을 이용한 추상적인 뭔가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을 초기. 작품 전시회에 내었다. 아 참 그 이전에 누드크로키를 이용한 작품들을 작품 전시회에 냈던 이력이 있기도 하다. 프랑스 유학을 가려고 했던 홍대 근처 개인 화실을 다녔던 시기의 그때의 일이다. 그 선생님 가족은 어디에서 잘 지내고 계시겠지.. 아주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그때의 그 한치의 의심도 없었던 그 열정과 그 순수와 그 소망들은 어디에서 무엇이 되었을까? 내 세포 속의 어딘가에 잘 숨어 있으리라 믿어 본다. 그러다가 이러저러한 기막힌 사정으로 유학을 못 가게 되고 다른 인생의 길로 가게 되고 그래도 포기를 못하고 홍대 언저리에서 시간제로 공부를 하여 한국화 학사를 갖게 되고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고 그리하여 그룹전과 단체전과 개인전까지 하게 되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한국화 작가로서의 길을 조금씩 조금씩 걸어왔다. 

 아원은 초기의 추상미술의 시기를 거쳐서 그다음의 시기는 불교미술의 시기였다. 파리 유학을 못 가고 여러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청강을 하여 동국대 미술사학과에 잠시 다니게 되었을 때 (처음엔 서양미술사에 빠졌다가) 점차 동양으로 오더니 한국미술의 불교미술에 빠졌던 경험을 살려서인지 불교적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하게 되었다. 청동이나 석 조각의 색채 없음에 나름의 색채를 입혀서 아원의 그림 작품을 하게 된 것이다. 

  그다음 아원 장선아의 그림의 시기는 자연의 시기였다. 다시 말하면 나비의 시대였다. 어느 날 , 아니 정확히는 사진 찍으러 캄보디아 앙코르 왓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나를 따라온 노랑나비를 시작으로 해서 (그 이 전에도 아원은  나비 이미지를 많이 좋아했다) 나비를 존재의 상징으로 해서 화면에 크게 그리고, 한국적 오방색을 쓰면서 이 세상의 존재와 우주의 느낌을, 작은 존재이지만 그 커다란 우주 안에서 아주 소중해야 할 커다란 존재라는 것을 나비와 간략화된 오방색면으로 표현된 세상으로 표현하는 등으로 다양하게 시도하였다. 나중에는 한국적 떡살 문양 등 한국적 문양을 그림 속에 넣어서 한국적이면서도 범인류적인 인간사랑, 자연사랑을 표현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제 나 아원 장선아는 그 시기를 지나고 있다. 물론 그 시기의 느낌들을 그리고 싶을 때는 언제든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뭔가 더 다른, 뭔가 더 새로운 , 뭔가 연구를 한 결과인, 뭔가를 그려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과도기를 가졌으니, 쉼을 가졌으니, 인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가고 있으니 나의 작품의 느낌들도 어느 정도는 자연스레 달라지는 거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게 당연한 거 같다. 

 무엇으로 아원의 내일을 표현할까? 무엇으로 아원의 포스트모더니즘을 표현할까? 무엇일까? 어떤 느낌일까? 아주 아주 아주 궁금하다. 

 작은 선행은 스스로를 기쁘게 한다? 아마두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질리도록 반복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여기 작업실은 다 좋은데 작업실 앞에서 뭔가를 피우고 버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건물과 건물 중간에 버리는 것들은 더 이상은 안 되게 어느 정도 막은 거 같지만(화단을 이쁘게 꾸미는 등등으로 )그런데 작업실 앞 여기저기에서 뭔가 작은 그것, 몸에 안 좋은 그것을 피우고 나서 잘 모아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안 처리하고 여기저기 바닥에 버려져 있다. 전단지들도 바닥에 버려져 있다. 그것들을 보면 참으로 기분이 안 좋아진다. 몇 주간 참았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비닐봉지를 들고, 젓가락을 들고 그것들을 봉지에 담았다. 화장실의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는 못했지만 바닥의 눈에 띄는 것들은 내 작업실 앞에서 보이는 것들은 치웠다.  더 이상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고 바라본다. 부디부디 부디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다. 사람도 공간도 물건도 동물도 자연도.. 그리하여 여기 작업실도 완벽하지 않다. 출입문쪽이 1층이어서 화단을 가꾸고 화분을 바로 밖으로 내어서 물을 주고 햇살을 맞게 하고 문을 열면 바로 차를 주차도 할 수 있어서 그림이나 물건들을 나르기에도 좋고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을 하기에도 좋았으나 좀 전에 말한 그러한 단점들이 존재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것들을 치운 것을 조금은 알아서 정말 다시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고 바란다. 난 왜 그것들을 치워야만 하는가? 말은 못 하겠고 내 공간 앞이라서 자꾸 눈에 띄어서 기분이 나빠지니 내 기분이 나빠지지 않기 위해 그것들을 치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화단에 써서 세운 것처럼 그쪽에도 세워야 하나? 싶지만 그쪽은 내 전용공간은 아니고 바닥에 것을 어떻게 하지는 못해서 그냥 치우면서 안 그러기를 바라고 바라는 수밖에 없어서 씁쓸하다.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공중도덕을 지키고 자기가 배출한 쓰레기는 버리고 , 양심적으로 재활용은 배출하고, 일반 쓰레기들은 쓰레기 봉지에 잘 넣어서 버리고 좋은 물건이나 더 써도 되는 물건들은 더 잘 쓰고 , 과소비하지 않고, 쓸만한 물건들은 서로 맞교환해서 쓰기도 하고 그러한 기본적인 것들만 잘 지켜져서 이 푸른 지구가 더 오래도록 푸르게 지켜지는 데 한몫을 할 텐데 말이다. 늘 사람들은 자기 이기심으로 함부로 버리고,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필요 없는 것을 욕심으로 사서 잘 안 쓰고 방치하거나 버리기도 하고, 수 없이 이기심과 욕심으로 이 지구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을  훼손해 가고 있다. 쓰다 보니 자 스스로도 참 나쁜 습성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도 반성하고 정말 이 지구를 생각해서 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더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늘 생각하며 행동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이 세상을 위해서, 이 지구가 길이길이 푸르고 평화롭고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디부디 노력하고 노력하자.

 일상. 다시 일상. 캠핑은 일상이 아니다. 늘 날마다 캠핑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여행은 일상이 아니다. 언제나 이탈리아 여행 중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안 하는 이때를 일상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나의 일상 중에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직은 많이 못 그리지만 곧 다시 많이 또는 어느 정도는 그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뭔가를 끄적거리고, 운동을 하고 , 화초를 더 잘 키우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먹을 것을 좀 더 균형 있게 잘 먹으려고 노력하고, 아주 작은 일상의 의무적인 일들을 더 기분 좋게 하려고 노력하고(늘 그것은 힘든 일이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일지라도) 그렇게 또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소중하다. 일상은. 일상의 하루하루가 이어져서 곧 그 사람의 삶이 되기 때문이다. 간혹 있는 이벤트라든지 간혹 있는 여행이나 캠핑이라든지 그것들이 그 사람의 삶을 다 말해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일상이라는 지속적이고 소박한 일들이 모여서 그 사람의 삶을 말하고 그 사람의 인생의 철학을 말하고 그 사람의 삶의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다시 나의 일상을 소중하게, 작게, 귀엽게 , 소박하게 잘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너무 과하거나 너무 덜하지도 말면서 평범하고, 건강하게, 이쁘게 잘 일상의 작은 일들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자. 

 위대하거나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더라도 작고 소작한 일상은 훌륭하다. 그것을 아주 인정하도록 나는 노력한다. 어느 순간에 나는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어서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고 소소한 일들이, 건강하면서도 이쁘게, 욕심 없이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한 때는 잘 몰랐던 거 같다. 그래서 그토록 힘들고, 아프고, 떠나고 싶고, 버리고 싶고, 미워하고 , 뭔가를 탓하고 그리하였던 거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가 바보 같았다는 것을, 그런 생각은 참 우매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본래의 내가 되어서 나의 작은 기쁨을 알고, 작은 것의 위대함을 알고, 소박한 일상의 말로 할 수 없는 소중함을 알고, 이쁘고 귀엽게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 나 스스로의 나의 주위를 믿는다. 

 그리하여 오늘도 작게 이렇게 ‘나’를 씀으로써 내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려고 한다. 내일도 더 소소한 일상을 적어나갈 것이다. 아원의..

 아주 아주 특별한 캠핑이었다. 락이라는 축제와 함께하는 이른바 그들만의 세상 같은 그러한 느낌의 시간이었다. 그 공간 안에서 허락되는 건전하고도 음악적이고, 흥겹고 스트레스 해소되고, 여러 먹을거리와 잠도 가능하고 늘 음악이 아주 신나게 존재하고 여러 저기 여러 군데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생동감의 시간들과 아기자기한 공간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과 주위의 산과 강과 호수 같은 땅 사이의 강과 여러 편의시설들.. 하지만 텐트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고, 심한 불꽃쇼등으로 떨어지는 재들이 머리 위로 많아서 힘들기도 하고 마구 뛰니 흙먼지가 일어서 목이 여러 날 아프기도 하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괜찮은 시간이었고, 특별한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와이비도 함께 (짧은 시간이어서 아쉬움이 컸지만 말이다)여서 더욱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맘에 드는 공간을 발견한 거 같아서 참 좋다. 북한강을 타고 가는 그곳에 아주 가끔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캠핑이라는 방법으로 말이다. 캠핑은 준비하는 과정과 짐을 옮기고, 텐트를 설치하는 과정 등은 힘이 들지만 그래도 아주 나만의 자연 속의 아늑한 공간이 생긴다는 아주 커다란 장점을 갖고 있다. 나는 그것이 참 좋다. 아침에 눈을 뜰 때 여거저기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너무너무 너무나 좋았다. 아주 많은 종류의 새소리가 지저귀고 속삭이고 잘 잤느냐고 물어주고 행복하게 나를 톡톡해 주었다 그 순간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 그곳에 가고 싶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으려나 기다리고 기다려진다. 그래서 텐트 등 좀 주거운 짐들을 여기 내 작업실로 놔두게 되었다. 여긴 1층이라서 짐 옮기기가 아주 쉽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엘리베이터 없는 4층이라서 짐 옮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여간 다시 다시 그곳에 갈 날이 기다려진다. 이번엔 비염과 감기 등이 있어서 힘들기는 했지만, 다음엔 더 좋은 컨디션으로 더 좋은 시간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정말 바라고 바라고 바라는 일이다. 나는 이 작업실과 캠핑에의 기다림이 있다면 당분간은 기본 좋음을 가질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아프지 않다면 말이다. 아프지 않게 스스로를 잘 다독이고 잘 관리하고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운동도 하고 잘 관리해야만 한다. 

 돌아오는 길에 먹은 유명하다는 곰탕이 너무나도 맛난 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개운하고 담백한 맛은 괜찮았다. 다음에 한 번 더 먹어도 좋을 거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주 오래전 대학교 엠티 시절에 갔던 곳을 지나치기도 했다. 그 근처에는 볼거리도 놀 거리도 참 많은 그런 곳이다. 여기에서 가면 주말엔 늘 막히니 잘 가려고 생각을 안 했는데 이제 길을 텄으니 막히는 거 아주 잘 피해서 가끔씩 가면 참 좋을 거 같다. 아주아주 바라는 시간이 될 거 같아서 행복하다. 작업실과 집과 캠핑장... 잘 지내보자. 그러면서 아주아주 가끔의 이탈리아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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