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열심히 나의 작업실에로의 출근을 잘하고 있다. 늦어도 11시 출근. 7시경 퇴근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 굳이다. 여기의 환경이 좋고 좋다. 바로 옆의 나의 화단 꾸미기 너무 좋고 조용하고 (밖에 근처 아파트 도로 공사가 한창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만간 끝나면 더 도로가 이뻐질 것이니 괜찮다.) 바로 옆머리 하는 곳의 가끔 파머 냄새가 나긴 했지만 문을 닫고 에어컨을 키니 요즘은 나는지 안 나는지 모르겠다. 밖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한 둘 있긴 하지만 그쪽은 오전에 오면 잠시 문 열다가 닫기 때문에 괜찮다. 나의 화단 근처에 쓰레기들을 버린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나의 캔버스를 희생하여 쓴 경고문, 아주 부드러운 경고문. 여기는 화초를 이쁘게 키우는 곳입니다. 쓰레기는 노우,라고 쓰인 글 때문인지, 내가 여러 날 공들여서 이쁘게 꽃들과 야채들을 키워서인지 더 이상의 쓰레기는 버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 참 다행이다.
여기는 한쪽에서 보면 2층이고 출입문쪽은 1층이라서 그 바로 옆에 화단이 있어서 그곳은 나의 곳이나 마찬가지여서 내가 요즘 그 화단 꾸미기에 한창 푹 빠져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랑코에 연분홍색을 사서 심어 놓고 다른 붉은 작은 꽃도 사서 심어 놓고 청량고추 세 그루도 심어 놓고 파프리카 한 그루도 심어 놓고 수세미라는 것도 심어 놓고 작은 방울토마토가 열릴 모종도 심어 놓고 여러 가지 상추들도 심어 놓고 날마다 오전에 와서 물을 주고 흙을 살피고 햇살이 잘 드는지 살피고 마음으로 쓰담쓰담해주면서 열심히 키우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맘에 드는 곳이다. 내가 어릴 적 시골에서 학창 시절까지 보내서인지 이렇게 흙에서 뭔가 나무나 화초를 키우는 것이 참으로 기분 좋고 맘에 들고 좋은 행동이라 여겨진다. 여기는 그림 그리는 작업실이기에 그림도 그리고 또한 책을 읽고, 글도 쓸 거고 수업 준비 등도 할 거지만 아주 중요하게 화초 키우기도 나의 일이 될 거 같다. 아주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나의 침체 기간이었던 2018년도 다시 말하면 나의 이탈리아에로의 여행기간이었던 이탈리아와 코타키나발루와 터키로의 여행주간이었던 지난 1년 반 기간을 지나고 이전 작업실에서의 그림 못 그렸던 시기를 지나고 내 인생의 과도기의 중간적 기간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요즈음 역시 난 시골의 딸인지라 그 옛적 내 시골의 유명한 꽃집의 손녀인지라 나는 작은 나무에게서 작은 화초에게서 새로운 행복을 찾고 새로운 의미를 찾고 새로운 작은 도약을 만들어 갈 것만 같다. 그것이 뭔가 나에게 보이는 성과는 가져다 주지는 않더라도 그냥 꽃을 키우고 초록 화초들을 키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으로 좋아하고 공기도 좀 더 좋게 만들고 서로 간의 알 수 없는 작은 기쁨들을 누리면서 내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기쁨과 작은 설렘과 작은 그리움과 동경의 시작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은 인생의 소중한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제 정말 다시 시작이다. 늘 시작이었지만 다시 정말 시작이다. 2막인가?하여간 잘 다시 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내가 어떤 경계선상에 있었던 거 같다. 이제 저쪽으로 가지 않고 이 쪽으로 왔으니 나는 잘 살아갈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거 그 자체가 소중하고 훌륭하고 멋진 것임을 이제야 안 거 같다. 아주 대단하고 아주 거대하고 아주 특출난 뭔가를 하는 것만이 살아있는 의미의 전부인 것은 아니고,그냥 아주 평범하고 아주 소박하고 아주 사소한 기쁨을 가지고 그냥 이렇게 그냥 그렇게 살아있고 ,더 힘차게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그 자체로 정말 위대하고 정말 멋진 일 인 것이다.
난 여기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여기는 나의 인생이고 나의 커피집이고 여기는 나의 사랑하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어느 곳이던가,로마의 어느 곳이던가,피렌체의 어느 곳이던가하는 곳이고,여기는 나의 어느 이쁜 도피처이기도 하고 설레임과 동경의 시작이고 예술의 근원지가 될 것이고 나의 이쁜 주위 사람들과의 연결고리의 시작이 될 것이기도 하다. 여기는 나만이 공간이라서 거의 나만이 누릴 곳이어서 누군가를 초대하지는 않겠지만,내가 여기에 잘 존재하는 것이니 최소한의 어떤 인간관계들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의미이다. 날마다 여기의 나를 기록하려고 한다. 아주 오래전에 나는 일기를 아주 많이 썼었다. 아주 길고,세세하게 열심히 적었었다. 그 이후에는 인터넷 상의 여기 저기에 뭔가를 적었겠지만 날라가기도 하고 컴에 저장된 것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그랬을 것이다. 늘 다이어리와 노트들에 적기도 하고 인터넷상에 기록도 하지만 이제는 긴 문장으로 날마다 정기적으로 나의 작업과 나의 인생들을 잘 걸러서,잘 정리해서 적어 보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나의 의식과 피지컬의 틈사이대로. .아원 장선아 5번째의 새작업실,AJ 작업실에서.20190524.(5.15일 이사이후 9번째의 날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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