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원의 돌아가신 사랑하는 할아버지께서는 나무를 아주 사랑하셨다.
그리하여 급기야는 늘 나무와 함께 하는 일을 하셨다.
무수한 아름다운 나무들을 곁에 두고 아끼고 사랑하는 일을 하셨다.
그 일이란 것은 바로 분재를 만드시는 것이었다.
분재라는 것은 아마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몇십년전의 전남쪽 시골에서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분야인거 같다.
간혹 일본에서까지 손님이 왔고 시골의 우리집에는 늘 손님들이 많았다.
우리 할아버니의 손끝에서 정성과 시간을 오래 걸려서 나타난 아름다운 나무들
나무를 어느 정도 힘들게는 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자연적인 모양을 살리고
시간을 들여서 서서히 더 아름답고 격조있는 모습으로 다듬어가는 분재하는 것
그 당시에 참 지체높다고 하는 사람들,고상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그 분재라는 아름다운 나무와 수석(받침대에 놓은 아름다운 돌)을
모으고 들어다보고 아끼면서 자신의 멋진 취향을 자랑하며 즐기며
그렇게 자신의 삶을 이쁘게 만들어가고 멋진 품위유지를 해 간거 같다.
우리할아버지께서는 그렇게 아름다이 다듬어지는 나무들이
그렇게도 좋으셨을까?그렇게도 나무들을 곁에 두는 것이 좋았을까?
시간과 정성과 할아버님의 재능이 들어가서 응축되어 나온 분재들
그 나무들은 지금 다 어디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면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고 죽어서 없어졌을까?
많이 많이 궁금하지만 그걸 다 찾아볼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면 그 당시에 시골의 우리집 넓은 마당과 그 옆과 그 앞의 넓은 밭에는
아주아주 많은 나무들이 좋은 화분위에 놓여지고 심어져서
혹은 땅위에 혹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우리할아버니와 우리들의
시야를 즐겁게 하고 물주기등 우리의 노동을 바라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 나무를 원하는 멋진 사람들이 나타나면 안타깝게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했으니
그 수가 참으로 무지무지 많았던 거 같다.
어린 눈이었으니 그런지 모르지만 늘 나무가 우리집으로 들어오기도하고
우리집에서 나가기도 하고 우리 할아버니손에는,곁에는 늘 나무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나무는 소사나무와 동백나무이다.
물론 소나무도 아름답고 그 외 여러가지 무수한 나무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특히 소사나무와 동백나무의 아름다움이 간혹 기억나곤 한다.
그림 전시회처럼 우리 할아버님은 분재전시회를 하시기도 했다.
그럴때면 시골 여기저기의 내노라하는 명함을 가진 사람들이 보러오고
좋은 ,멋진,아름다운 나무를 사가기 위해서 우리할아버님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였다.
우리할아버지께서는 무지 올곧은 분이라서 그냥 경제적인 가치로만 나무를 하시는게 아니고
정말 진심으로 나무를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고 자식처럼 여기기에
무조건 그 나무를 사가지고 가고싶다고해서 사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사람의 품성과 마음과 하는 행동들이 우리 할아버지의 마음에 들어야만
그 사람이 맘에드는 나무를 구해갈 수 있는 기본 소양이 되는 것이었다.
아.차.나는 지금 인천의 우리집 아파트 베란다에 기다란 화분과 둥근화분등에
흙을 다듬어 담고 상추와 꽃씨앗을 조금 뿌리고 물을 주고 햇살이 좋은 곳에
두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우리할아버님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적어버린 것이다.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지만
다음에 더 하기로 하고 오늘 심은 상추등이 잘 자라길 바라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기로 한다.
@사진은 상추씨앗등만 있는 화분이 너무 쓸쓸하여서
파랑 양파등을 좀 더 심어보았다. 파는 금방 자란다고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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