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어느 정도 작업실의 정리가 되어가고, 이제는 그림 작업등 여러 가지를 시작해야 할 즈음에 나는 잠시 그곳을 떠나왔다. 거의 한 달간에 걸친 짐을 옮기는 작업과 정리 등의 피로 등이 쌓였는지 감기몸살과 비염 등이 있는 상태이지만 미리 예약되어있는 음악 와 캠핑이 있는 며칠간의 작은 여행을 떠나왔다. 그곳의 식물들이 약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주 가끔의 이러한 작은 여행은 내게 꼭 필요한 충전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곳은 근래에 와 본 적이 없는 곳으로 아주 오래전 대학 때 이 근처 어딘가로 엠티를 왔었던 그러한 곳인데 기억엔 별로 없는 그런 곳이다. 

 오는 길엔 강도 있고 여러 음식점 등 많은 가게들도 있고 산과 도로와 아직은 많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이 곳에서 처음 나를 맞이한 것은 토끼였다. 풀밭에 토끼가 있는 것이다. 아주 조용히 가만히 있는 토끼였다. 움직이지 않고 잠자는 듯이, 쉬는 듯이,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러한 생명이었다. 마치 자기는 여기 주인이니까 우리에게 잠시 놀러 온 거면 잘 조용히 놀다 가라. 자기는 자기 할 일 한다. 그러한 느낌의 몸짓 언어를 하는 거 같았다.

 어제 비가 약간 왔지만 오늘은 아주 맑고 밝은 하늘이었다. 햇살도 아주 좋았다. 저녁이 되어 쌀쌀해졌지만 다행히 챙겨 온 따스한 옷을 입으니 괜찮아졌다. 주위 사람들의 어느 정도의 소음이 있긴 하지만 다 각자 자기 가족들 간의 일들을 잘 이루어가는 중일 것이다. 공을 차는 아이들도 있고 부자간에 배드민턴을 하는 이들도 있고 고무줄놀이 비슷한 것을 하는 이들도 있고 모닥불을 만들어 고기를 굽고 노는 이들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꽃을 피우는 사람들 등 군데군데 시간이 갈수록 많은 이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런 중에 우리는 우리들만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갔다. 작은 텐트를 치고 짐을 나르고 이런 저런 음식들을 차리고, 전기선이 짧아서 전기선을 사 가지고 오고, 불판을 안 가지고 와서 그냥 어중간한 팬 비슷한 곳에 고기를 구워서 먹게 되고 그래도 이런저런 야채와. 김치와 과일 등의 나름대로의 맛난 저녁을 먹게 되었다. 특이한 것은 기다란 스탠드를 가져와서 전기를 이용하여 설치했다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조명이 되었다. 아 정말이지 아주 아주 훌륭한 조명시설이었다. 여기는 군데군데 있어야 할 가로등이 별로 없어서 그 스탠드를 하지 않았다면 아주아주 어두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탠드를 가져온 것은 굳 아이디어였다. 

 내일은 음악이라는 거대한 행사가 함께 하기에 아주 소란스럽고도 축제같은 그러한 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소박한 캠핑만의 날이기에 이렇게 조용히 글까지 적는 것이다. 좀 어둡긴 하지만 여기는 작은 조명이라는 밖은 큰 스탠드라 밝은데 난 굳이 여기 텐트 안의 작은 조명으로 이 글을 적고 있다. 좀 추워서 말이다. 내일의 다시 움직일 여러 일들을 위해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난생처음의 음악과의 축제의 날을 위하여. 굳 나잇. 아원. 북한강 어느 곳에서 쓰다. 2019년 5월 31일 금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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